옜날 중국에 두 절이 가까이 이웃해 있는데 각기 석마승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그 사미승 하나가 아침마다 시장에 가면 항상 다른 한 사미승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두 사미는 선문답을 흉내내며 서로 응답하기를 즐겼습니다. 어느 날 한 사미가 마당을 쓸고 있는데 다른 사미가 시장을 가고 있었습니다. 마당쓸던 사미가 냅다 물었습니다. "어디 가나?" "발 가는 대로 간다." 이 대답에 더 대답을 할 수 없었던 사미가 절로 돌아와 사숙에게 뭐라 대답하면 될까를 여쭈었습니다. "다음에 그가 같은 식으로 답하면 너는 발이 없으면 어딜 가나 하고 물어라." 하고 가르쳐주었습니다. 다음 날 다시 질문하자 이번에는 발가는 대로 간다고 하지 않고 바람부는 대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시 사숙에게 가서 여쭈었습니다. "그러면 다음엔 바람이 없다면 어디로 갈꼬?하고 물어보아라." 하고 사숙이 가르쳐주었습니다. 사미는 알았습니다 하고 다음 날 아침 이웃절 사미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딜 가나?" 사미가 묻자 그 사미는 이번에는 "시장에 간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질문을 했던 사미는 또 당했던 것입니다. 이 사미가 왜 당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변화하는 사물에 대해 끝도 없이 변화로 맞서다가는 늘 끌려가게 됩니다. 변화하지 않는 진리, 불변의 진리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세상을 이끌고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 이것이 옳기도 하다가 환경이 바뀌면 또 저것이 옳게 평가받기도 하는 것이 우리 중생계입니다. 그러나 진리는 불변합니다. 만가지 변화하는 일에는 진리의 정공법이 필요한 것입낟. 인생은 천변만화하기 때문에 그래서 진리로 그 방편을 삼으라고 성인이 가르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