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문 극락세계
아미타경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분명히 극락세계에 대한 불가사의한 법문을 설하셨고, 수많은 시방세계 부처님들께서 증명하셨으며, 역대 선지식들께서도 극락세계에 왕생하고자 큰 원을 세우시기도 하셨건만 세간에는 극락세계의 실체를 믿지 않고 있지도 않은 이상세계니, 극락은 마음에 있다는 유심정토사상을 잘못 이해하여 신심이 흔들리는 불자들이 있어 극락세계와 유심정토에 대한 관계에 대해 확실히 밝히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극락세계는 아미타 부처님이 과거세에 자재왕 부처님 처소에서 왕위를 버리고 법장비구가 되어 마흔여덟 가지 서원을 세워 이룩한 거룩한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지극히 즐겁고 아름다운 곳으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근심과 걱정이 없고 오직 즐거움으로 넘쳐납니다. 《아미타경》에 설해진 극락세계의 모습을 설할테니 모두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그려보십시오. 첫째, 일곱 겹으로 꾸며져 있는 난간에 일곱 겹으로 보배들이 잘 장식되어 있으며, 일곱 겹으로 가로수가 잘 정돈되어 있는데 둘째, 칠보로 된 연못에는 항상 깨끗하고 맑고 맛이 달고 부드럽고 윤택하고 편안하고 화평하고 갈증을 가시게 하는 여덟 가지 공덕의 물이 넘쳐나고, 연못 둘레에는 금. 은. 유리. 파려로 꾸며진 층계가 있고 그 위에 누각은 칠보로 찬란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못에는 수레바퀴만한 청, 황. 적. 백의 빛깔을 띤 네 가지 연꽃이 피어있는데 그 향기와 광채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셋째, 극락세계에는 늘 천상의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늘에는 꽃비가 내리고 그곳 사람들은 아침이 되면 묘한 꽃을 옷자락에 담아 타방세계의 십만억 부처님께 공양올립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모두 함께 공양하고 황금의 땅을 밟으며 산책을 합니다. 넷째, 그곳에는 앵무새. 사리. 가릉빈가. 공작 등 기이한 새들이 항상 노래하는데 새들은 팔정도 등 부처님의 참 진리를 연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진리를 생각하고 수행하는 스님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다섯째, 그곳에 태어나는 사람들은 모두 물러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한 아비발치의 보살들로서 다음 생에는 부처가 되는 일생보처보살들입니다. 이런 지혜를 가진 보살들이 수없이 많이 모여 삽니다. 이제 눈을 뜨십시오. 장엄한 극락국토를 상상만으로 가 보았습니다만 과연 이런 곳이 어디 있으며, 실로 존재하는가 의심스러울 줄 압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당시 엘리트층인 아라한의 경지에 든 제자들에게 믿기 어렵겠지만 분명히 있다고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들어서 알고 있는 세계는 유한하지만 부처님은 세상의 실상을 통달하셔서 걸림이 없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없는 세계의 모습을 모두 아시는 분입니다. 그런 부처님께서 허튼 소리를 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극락의 실체를 부정하고 극락은 상상의 세계라 하거나, 마음이 극락이라는 말들을 하는가. 극락세계가 마음에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마음이 청정하면 그대로가 극락세계요, 서방정토라고 말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극락세계는 여기로부터 십만억 국토를 지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번민과 갈등을 잠재우고 텅 비우면 보이는 세계가 그대로 극락세계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극락이 마음에 있다는 유심정토사상은 극락세계로 가기위한 방편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 세상이 극락세계로 보일 만큼 나의 한 몸이 청정하면 극락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이 열린다는 말입니다. ‘깨달음이 그대로 극락이고 정토’라고 하지만 이 말은 미혹한 중생들을 혼돈하게 하기 쉬운 말입니다. ‘깨달음이 그대로 극락이고 정토’라고 하지만 숨 한 번 내쉬고 들이키는 순간에도 수많은 중생을 죽이는 죄업의 연속인 이 사바세계에 사는 중생에게 부처님과 같은 위대한 깨달음은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입니다. 따라서 미혹한 중생의 입장에서는 여기로부터 십만억 국토를 지나서 극락세계가 있다는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말씀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믿는 신심이 중요합니다. 일심으로, 부동의 마음으로,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는 마음으로 청정하게 살아가는 현재가 중요한 것입니다. 믿는 사람에게는 서방의 극락세계가 반드시 존재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에게 극락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