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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04-22 조회수 3557

생활법문

 

우리의 인생

 

어떤 사람이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 갔습니다.

염라대왕이 그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이승에서 살았던 삶에 만족하느냐?”

그 사람은 얼굴을 찡그리며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살아온 삶이 너무나 아쉽고 후회막급이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살지 못하고 실패한 일, 늘 가족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한 일, 남처럼 떵떵거리면서 누리고 살지 못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염라대왕께 간곡히 사정했습니다.

대왕님, 저는 너무 아쉽고 후회가 많습니다. 한 번만 더 이승으로 보내주십시오. 그러면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멋지게 한 번 살다 오겠습니다. 제발 한 번만 돌려보내주십시오.”

그러자 염라대왕이 다짐하듯 물었습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정말 후회 없이 잘 살겠단 말이냐?”

염라대왕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보란 듯이 잘 살다 오겠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염라대왕이 불호령을 내립니다.

네 이놈, 지난번에도 네놈의 말을 믿고 한 번 더 기회를 주었건만 전혀 변한 게 없지 않느냐. 그러고도 또 기회를 달라니 너는 지옥으로 가서 모진 고통을 당해봐야 한다.”

 

인생에서 후회는 결코 앞서 가는 법이 없습니다. 항상 뒤 따라 옵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살면서 수없이 후회하지만 또다시 후회를 거듭하며 삽니다. 그렇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한 번의 실수나 실패를 보약으로 알고 다시는 과오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실패를 성공의 디딤돌로 밟고 서서 성공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늘 환상, 허상을 좇으며 살아갑니다.

예전에 통도사 극락암에 계셨던 경봉 큰스님께서 이런 법문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밥 얻으러 다니는 거지가 어느 집에 가서 밥 좀 주세요.”라고 하니 주인이 하는 말이 생각하고 있겠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니 거지는 , 다음에 오면 주겠지.’ 생각하고 다른 집으로 다니다가 다시 그 집에 와서 밥 좀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이번에는 밥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합니다. 그러자 거지가 아까 생각하고 있겠다고 했잖아요?” 하고 따집니다. 주인이 내가 언제 주겠다고 했느냐. 나는 주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주지 않을 생각을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거지는 제 혼자 생각으로 틀림없이 밥을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준다고 하니까 화가 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순전히 자기 혼자 줄 거라고 생각해 놓고 남을 원망합니다. 자기 생각에 자기가 빠져 성을 내고 원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환상 속에 사는 인생의 모습입니다. 누구도 아닌 자기가 만든 환상 속의 호랑이에게 스스로 잡혀 먹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경봉 큰스님께서 하신 인생 법문이 또 하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명주 바지가 하나 생기니까 그것을 아끼고 애착하다가 문득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점쟁이에게 가서 누가 명주 바지를 가져갔는지 알아봐달라고 점을 쳤는데 점쟁이가 갈지()’자 네 개를 딱 써주는 것이 아닙니까.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끙끙 앓다가 똑똑하다는 어떤 사람에게 가서 물으니까 명주 바지 입지 말지.”라고 하더랍니다.

 

멋진 법문이지요.

그래도 죽어도 명주 바지를 입어야 하겠다면 할 말 없습니다만 명주 바지 하나만 턱 내려놓아버리면 마음이 시원할 건데 그걸 내려놓지를 못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집착하고 아낀다고 죽을 때 짊어지고 갈 수도 없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환상 속에서 온갖 욕심과 집착으로 스스로 번뇌를 만들어서 고통 받는 삶이 이 사바세계의 인생입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나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를 제거해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그런 노력을 해야 참다운 행복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누구에게 복 주세요!’ 한다고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을 가로막는 요소는 바로 허상을 좇는 나의 어리석음과 헛된 욕심입니다.

 

비유경에 보면 일곱 개의 인절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배가 고파 인절미 여섯 개를 허겁지겁 먹었는데 그래도 배가 부르지 않아서 나머지 인절미의 반을 먹었더니 배가 꽉 차서 더 이상은 먹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사람이 문득 생각하기를,

 

처음부터 이 반 개만 먹었으면 나머지 여섯 개는 안 먹어도 배가 불렀을 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보면 그 사람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앞서 먹은 여섯 개의 인절미는 생각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먹은 그 반 개의 인절미만 생각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속고, 속이며 사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인생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허상을 좇는 삶에서 진리를 좇는 삶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허상은 실체가 없지만 나를 무너지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허상을 좇아 욕심을 부리고 집착하다가 상처만 남기는 어리석은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본래 나의 고향을 찾으라고 가르칩니다.

 

나의 본래 고향이 어디입니까?

허상을 좇는 인생에서 본래의 고향을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 지은 망상의 세계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을 갖춘 실상(實相)의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삶이 행복을 여는 인생입니다. 불교에서 선지식을 찾고, 계율을 지키고, 참회하고, 염불하는 수행 등등이 모두 실상의 세계로 들어가려는 노력입니다. 이런 노력을 꾸준히 지어가다 보면 행복의 밝은 태양이 비치는 날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인생의 화두가 오래 오래 장수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만 생각하고 살면 아무리 좋은 음식에 좋은 약을 복용한들 결국 무너지는 육신 앞에 후회만 남게 됩니다. 인생의 가치는 이 경이로운 세상 속에 거룩한 생명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할 때 빛납니다. 비록 겨울 햇볕이 뜨겁지는 않지만 얼음과 서리를 녹이듯이 살아있는 지금 참다운 실상의 삶을 살고자 정진하면 마지막의 순간이 오더라도 기쁘게 맞이하지 않겠습니까?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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