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법문 인과는 법칙이다 사람들이 인과를 믿는다면 세상에는 법이나 도덕, 윤리가 필요 없을지 모릅니다. 인과를 믿지 않기 때문에 온갖 범죄와 부조리가 만연하고 세상의 질서를 혼돈으로 몰아넣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과는 이 세상을 이루는 법칙이요, 반드시 존재함을 사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과를 믿지 않으면 업은 갈수록 늘어납니다. 그만큼 번뇌는 늘어나고 고통은 더욱 더 심해집니다. 그러나 인과를 믿으면 인과의 무서움을 알기에 업을 짓지 않게 되고 업에 따른 과보도 생겨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자신의 실수든 아니든 한번 쌓은 업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 인과의 법칙을 잘 알아서 업장을 더 이상 쌓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있듯이 인과는 반드시 존재합니다. 착한 행을 하면 즐거움과 행복이 따르고 악행을 하면 반드시 고통과 불행이 따르는 것과 같이 인과는 반드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쁜 원인을 만들지 않으려고 조심해야만 합니다. 나쁜 열매가 다 익은 후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어떤 못 생긴 사람이 있었는데, 목소리는 무척 고왔습니다. 그는 전생에 어느 왕이 큰 탑을 불사할 때, 그 곳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탑이 매우 큰 것을 보고 그는 “탑을 이렇게 크게 지어서 뭐하나? 끝날 날이 없겠구먼!” 하면서 욕을 해댔습니다. 그러나 후에 완성되고 나자, 자신이 전에 한 말을 후회하면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탑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풍경을 달았습니다. 그 과보로 못생긴 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받아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또 어떤 스님이 대중들이 앉는 방석 위에 기름을 떨어뜨린 인연으로 다음 생에 등 뒤에 검은 점을 가진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또 어떤 스님이 다른 사람에게, “네 목소리는 개들이 짖는 것 같다.” “개구리들이 우는 것 같다.” “원숭이 소리처럼 들린다.” 하고 욕을 한 과보로, 그 동물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갖고 각각 오백 생씩 태어난 일화도 있습니다. 이렇게 인과는 매우 미세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과보를 작동시키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악행과 같이 선행에도 인과법칙은 똑같이 작동합니다. 작은 일이라도 착한 일을 해서 나중에 큰 과보를 받은 설화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죄업의 인연은 짓지 말고 선한 공덕은 열심히 쌓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날에는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많이 일어나는 시절입니다. 전쟁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온 사람이나 화재가 난 높은 건물에서 함께 뛰어내렸는데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습니다. 그때 운이 좋아서 살고 운이 나빠서 죽는 줄 아는데 그것은 운이 아니라 인과법칙에 의한 결과로 받는 업보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인과를 모르거나 알고도 지은 업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작은 원인이라도 지은 것은 반드시 받게 되어 있습니다. 오래된 옷은 낡아서 해어지지만 지은 업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과보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석가모니부처님 당시에 한 스님이 출가하고자 하였는데 사람들이 그럴 만한 공덕이 없다고 받아주지 않아서 슬퍼하고 있자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위로하였습니다. “너는 출가할 공덕이 있다. 다른 이들은 네가 생전에 지은 공덕을 모르기 때문이다. 너는 어느 전생에 파리로 태어났을 때 마른 소똥 위에서 냄새 맡고 있다가, 갑자기 비가 내려서 그 소똥이 떠내려가 어느 탑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내려간 적이 있었다. 이것이 출가할 수 있는 공덕이었다.” 그는 출가한 후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인과는 근거 없는 주장이나 허망한 설이 아니라 우리 사바세계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법칙입니다. 그러므로 악업을 짓고서 참회하지 않으면, 그 업은 아무리 오래 되어도 지워지거나 사라지지 않고 반드시 과보로 돌아옵니다. 또한 착한 행을 하면 지금은 받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큰 행복과 즐거움이 되어 찾아올 것이니 착한 행을 많이 저축해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인과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그 믿음에 의지하여 계율을 지키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계율을 잘 지키는 일이 천상에 오르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사다리가 되며, 부처님과 보살님들께서 찬탄하시고 좋아하실 일인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혜총스님 / 감로사 주지. 실상문학상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