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대중생활을 하다보면 공양과 예뿔과 운력의 하루일과만큼 따로 소중한 수행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 공양, 예불, 운력은 정진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 소납은 범어사 시절에 하동산 큰스님의 일과수행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예불시간이 되면 누구보다 먼저 나서셔서 부엌의 조왕단에서부터 칠성각 산신각에 이르기까지 한곳도 빠뜨리지 않고 문앞에서 정중히 반배하셨고 결코 예불에 빠지시는 일이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쓸 것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마당을 쓰시고 밭을 매거나 채소를 거둬오고 다듬으셨고 호미나 괭이, 낫 같은 운력도구를 손수 갈무리하셨습니다. 소제 황금출이라 하시며 대중에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열반에 드시던 그 날도 법당에서 어산교까지 마당을 쓰셨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또한 대중공양에도 빠지시는 일이 없으셨습니다. 특히 스님은 상추쌈을 좋아하셨는데 상추쌈이 있는 공양시간에는 이미 쌈을 싸서 들고 계시다가 죽비소리가 나면 바로 잡수시는 모습이 수좌들의 얘기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동산 큰스님께서는 대중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예불과 운력, 공양에 철저하셨기 때문에 후학들에게 큰 교훈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소납도 이 정신을 이어가며 살고자 합니다만 불자 여러분의 가정에서도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하여 소개드렸습니다. 자식은 부모를 통하여 배우게 됩니다. 부모가 바른 생각과 바른 생활을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슬하에 자식들이 모두 일취월장할 것 입니다. 아버지가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정리정돈하고 아침예불을 하거나 참선을 해보십시오. 그것도 아니면 책이라도 읽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자녀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이 필요없을 것입니다. 하동산 큰스님께서는 큰 업적을 남기고 가셨지만 그 많은 업적 중에서도 생전에 보이셨던 그 평상심이 제일 큰 업적이 아니었는지 고개가 숙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