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시봉하고 살 때입니다. 당시 소납은 꽃을 키우는 사람은 마음 나쁜 사람이 없다는 운허 스님의 말씀을 듣고 거의 90개에 달하는 분재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운 스님을 모시고 출타 후 돌아와 보니 꽃이 모두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그 동안 꽃을 키우는 일에 대해 한 말씀도 않으셨던 큰스님께서 조용히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40년 시봉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인 준엄한 꾸중을 들었습니다. "네가 꽃을 사랑하느냐?" "네." "